JAPANES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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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일본의 국토와 나무의 문화

국토 면적에서 산림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을 ‘산림률’이라고 합니다. 일본의 산림 면적은 약 2,500만 헥타르, 산림률은 약 66%이며, 그야말로 국토의 3분의 2가 산림입니다. 이는 세계에서도 가장 산림률이 높다고 알려진 핀란드나 스웨덴에 버금가는 수치이며, 세계적으로 평균 산림률이 약 30%인 것을 보면 일본이 세계 국가들 가운데서도 얼마나 산림이 풍부한 국토인지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예부터 일본에서는 구하기 쉬운 ‘목재’를 사용한 건물이나 가구, 식기 등 일상 속 대부분의 물건을 ‘나무’로 만들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에는 왜 이렇게 산림이 풍부한 걸까요? 그에 대한 수수께끼를 일본 국토의 성립 과정을 통해 살펴봅시다.

일본의 성립 과정과 비와 눈이 많은 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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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유럽이나 중국과 같은 유라시아 대륙의 일부였으나, 지구 표면을 덮고 있는 판(암반)이 이동하면서 약 2,000만 년 전에 유라시아 대륙에서 분리되었습니다. 지구에는 약 14개~15개의 커다란 판이 있습니다. 그중 일본은 4개의 판이 만나는 곳에 있습니다. 4개의 판이 서로 만나는 충돌 지점에 있는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도 일본이 유일합니다. 이러한 4개의 판이 이동하면서 대륙에서 대지가 분리되고, 대륙과 대지 사이에는 해수가 들어와 섬으로 분리되기 시작합니다.

이동을 거듭하던 4개의 판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판을 밀면서 충돌하게 됩니다. 판끼리 충돌하는 현상은 대지를 압축, 융기시키면서 높고 험준한 산맥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일본은 산지가 국토의 약 73%를 차지하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산간 지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륙에서 분리되면서 많은 비와 눈이 내리게 되었습니다. 비와 눈이 많이 오는 이유는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태풍입니다. 세계적으로 태풍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 여덟 군데 있는데, 그중에서도 태풍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바로 일본의 남쪽, 여름철 필리핀 주변 해상입니다. 그곳에서 발생한 태풍은 여름철 북반구 계절풍을 타고 북상합니다. 그리고 바로 일본 열도가 있는 곳을 통과하여,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리게 됩니다. 실제로 기상청 데이터에 따르면 1951년부터 2009년까지 59년간 연평균 26.4개의 태풍이 일본에 상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분리된 일본과 대륙 사이에 생긴 바다 의 존재입니다. 겨울철 시베리아에서 일본으로 불어오는 차갑고 건조한 계절풍은 바다를 통과할 때, 대량의 습한 공기를 머금고 일본에 상륙합니다. 그렇게 차가운 수증기를 머금은 공기가 상륙하여 일본의 험준한 산맥에 부딪히면서 많은 눈이 내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일본은 여름에는 태풍, 겨울에는 폭설로 인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뉴질랜드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비가 많이 내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겨울에 내린 눈은 봄이 되면 녹아서 대량의 수원이 되고, 수많은 나무를 성장시킵니다. 그리고 여름에는 강렬한 햇볕과 함께 태풍이 몰고 오는 대량의 비가 수목의 성장을 한층 더 촉진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수목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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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판에 의해 대륙에서 분리되면서 판의 힘으로 높은 산맥이 국토를 가득 메우게 되었고, 이로써 대량의 비와 눈이 내리게 된 일본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산림률을 자랑하는 자연이 풍부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국토는 판끼리 충돌하는 지점을 따라 대지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남북으로 좁고 긴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일본의 최북단에서 최남단까지의 위도 차이는 2,787km에 달합니다. 일본의 대다수 지역은 온대 기후이지만, 홋카이도 일부는 아한대이며, 오키나와현은 아열대와 북쪽과 남쪽의 기후가 크게 다릅니다. 실제로 1년간의 평균 기온 차이는 최대 15도 이상이나 달라 국토가 큰 중국이나 러시아라면 몰라도 일본과 같은 정도의 국토 면적의 나라 중에서 이렇게 기후 차가 큰 나라는 절대 많지 않습니다. 그 결과 홋카이도 동부에서는 추운 지방이나 산지에 많은 가문비나무 등과 같은 상록 침엽수림을, 홋카이도 서부부터 고신에쓰 지방 산지에 걸쳐서는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등과 같은 낙엽 활엽수림을 볼 수 있으며, 고신에쓰 지방에서 서쪽 중부 지방을 지나 규슈 지방의 낮은 산지에 걸쳐서는 상록 활엽수 중 잎이 두껍고 광택이 나는 모밀잣밤나무나 가시나무와 같은 조엽수림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고시마현과 오키나와현에서는 암홍수와 팔중산홍수 같이 해수에서도 살 수 있는 나무들 즉, 맹그로브라는 숲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판끼리 부딪치는 강한 충돌로 해안선에서 거리가 짧은 곳에 3,000m가 넘는 험준한 산들이 생겨났습니다. 해당 저지대에서 고산대까지, 고도에 따른 기후 환경의 변화로 같은 지역이라도 식생은 크게 달라집니다. 남북으로 가늘고 길게 뻗은 형태에 지역에 따라 기후가 다른 국토, 같은 지역이라도 험준한 산맥의 높낮이 차이로 인한 환경 변화로 일본에서는 약 700여 종의 수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수목을 생활에 활용함으로써, 일본의 독자적인 ‘나무의 역사’와 ‘나무의 문화’가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이 조성해 온 나무의 역사와 문화를 별도의 칼럼으로 다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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