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ES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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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목과 목재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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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목과 목재의 특징

일본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으며, 기후의 차이에 따라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의 종류도 지역마다 다릅니다. 한랭지인 홋카이도에서는 가문비나무(spruce)를 자주 볼 수 있으며, 현지에서는 건축 자재와 가구 재료로 오래전부터 이용되어 왔습니다. 또, 악기가 내는 잡음을 적당히 흡수하여, 듣기 좋은 높이의 소리만 내는 특성이 있는 가문비나무는 피아노의 울림판이나 바이올린, 기타의 소재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북서부, 아키타현과 아오모리현에 걸쳐 있는 시라카미 산지는 인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곳이며, 8,000년 전부터 변함없는 모습을 간직한 너도밤나무 원시림이 대규모로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 산림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것으로, 1993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일본의 남서부, 가고시마현의 야쿠시마도 수령이 수천 년에 달하는 거대한 ‘야쿠 삼나무’가 자라는 세계적으로도 귀중한 천연림으로서 시라카미 산지와 마찬가지로 ‘세계(자연)유산’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이처럼 일본에는 매우 특색 있는 수목과 산림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는 일본의 대표적인 수목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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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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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대만 일부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종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수목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300년 전(AD 720년)에 쓰였다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서 ‘일본 서기’에도 “편백’은 궁궐을 만드는 데 적합하다”라고 기술될 정도로 일본인들에게 친숙한 목재입니다. 실제로 1,400여 년 전에 세워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기도 한 호류사도 편백으로 지어졌으며, 여전히 당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편백은 침엽수 교목으로 똑바로 자라면 보통 20m~30m, 높게는 50m까지 자랍니다. 가볍고 가공이 쉬우며, 색상은 희고 섬세한 나뭇결에 광택이 나는 건축 자재로 사찰 불각이나 주택을 지을 때 이용합니다. 또한, 가부키나 노를 연기하는 무대의 재질로도 사용되는 귀한 목재입니다. 욕조나 나무통 등의 재질로 이용될 정도로 내수성이 뛰어나며, 잘 썩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 중 하나입니다. 내수성 뿐만 아니라, 내구성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편백은 벌채 후에 서서히 휨과 압축에 대한 강도가 좋아지는 건축 자재이며, 가장 절정에 이르는 시기는 약 200년 후에 찾아옵니다. 그리고 약 1,000년에 걸쳐 벌목 당시의 강도로 되돌아가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에는 편백으로 만든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건축물과 가구, 도구류 등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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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은 아름다운 외형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그윽한 향을 발산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향은 나무에 포함된 유분에 의해 나는 것인데, 마치 산림욕을 했을 때처럼 기분을 차분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유분에 함유된 다른 성분에는 매우 강한 살균력이 있어, 흰개미와 나무를 부패시키는 유해한 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합니다. 그 밖에도 최근 연구에서 탈취력과 유해 물질 제거, 진드기 억제 등 다양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유용성이 일본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알려지면서 일본에서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목재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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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편백은 오래전부터 이용된 고급스러운 고품질의 목재이며, 앞으로는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폭넓게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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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명 ‘크립토메리아 자포니카(Cryptomeria japonica)’에 나타난 바와 같이 자포니카는 ‘일본의~’라는 뜻의 라틴어이며, 주로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일본의 고유종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4,000년 전인 조몬시대 후기부터 야요이시대 유적에서도 삼나무 조각이 발견되었으며, 당시 일본인들이 삼나무를 사용하여 생활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야쿠시마에는 “조몬 삼나무”라는 3,000년 이상 된 삼나무 고목이 현존하고 있습니다.

상록 침엽수 교목으로 일본에서 가장 수고가 높고, 똑바로 자라면 높이가 최대 50m~60m에 달합니다. 야쿠시마에서 생육하는 삼나무로 알 수 있듯이 일본에서 가장 수령이 긴 나무이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옛날부터 계획적으로 삼나무를 심었으며,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나무입니다. 이용 방법으로는 주택용 건축 자재를 비롯하여 가구, 조각, 공예품뿐만 아니라, 내수성이 필요한 술통이나 나무통, 배, 신발 등 매우 다방면에 걸쳐 있습니다.
삼나무는 곧게 수직으로 자라기 때문에 각목이나 판으로 가공하기 쉬우며, 가벼워서 나뭇결을 따라 깔끔하게 갈라지면서 쪼개지는 성질이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처럼 목재 가공용 기계나 공구 없이도 가공이 쉬워, 건축용 자재로는 물론이고 전국에서 삼나무를 사용한 그 지방만의 공예품도 많이 생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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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외측(변재)은 희고 연륜이 치밀하며, 마디가 적어 보기 좋은 것이 특징입니다. 삼나무의 유분에는 방향이 있는데, 최근 연구에서 그 향기가 산림욕을 했을 때와 같은 휴식 효과와 숙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공기 중의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뛰어나며 아름다운 외형과 방향, 조습성이 높아, 실내 벽재나 바닥재에 적합합니다. 삼나무를 얇게 판 모양으로 자른 뒤 구부려서 만드는 용기(마게모노)는 아름다운 외형에 향기까지 좋아, 요즘도 공예품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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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나무의 안쪽(심재)은 붉은빛을 띠는 것이 특징입니다. 나무는 성장할 때마다 새로운 연륜을 나무 외측에 형성해 나갑니다. 장수 고목인 삼나무는 성장 과정에서 더 크고 굵게 성장하기 위해 내부의 연륜 기능을 정지시킵니다. 수분과 양분이 지나는 관에 나무를 부패시키는 세균이나 흰개미 등이 싫어하는 성분이 들어간 수지와 색소를 흘려보내, 물과 양분이 더 이상 지나지 못하게 합니다. 그것이 바로 나무 안쪽(심재)이 붉은빛을 띠고 있는 이유입니다. 삼나무 심재는 한 번 건조하면 수분을 잘 빨아들이지 못하여, 내수성이 우수한 목재가 됩니다. 또한, 세균이나 곰팡이에 의한 부패나 훼손에 강하며, 흰개미와 같은 식해에도 강한 목재이므로 예부터 외벽재나 술통, 나무통, 배의 재질 등 내수성과 내구성이 필요한 곳에 이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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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는 편백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나무이며, ‘나무의 문화’가 뿌리내린 일본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목재입니다. 세계적으로 서서히 인지도를 넓히고 있으며, 전 세계에 걸친 이용도 점점 더 기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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